최근 또 다른 갈락티코를 위한 레알 마드리드의 행보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레알은 FA로 PSG를 떠날 것이 예상되는 음바페, 뮌헨과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알폰소 데이비스 등 다양한 선수들과 강력하게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벨링엄과 비니시우스를 비롯해 젊고 재능 있는 자원을 많이 보유한 레알이기에 만약 여기에 음바페와 데이비스까지 가세할 경우 더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좋은 선수를 많이 보유한다고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레알이 과거 2000년대 초반에 구성했던 갈락티코 1기의 실패가 좋은 사례이다. 좋은 선수를 적절한 전술로 잘 조합해야 좋은 성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음바페의 경우 기존의 레알 선수들과 잘 공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기존 자원들을 벤치에 앉히는 한이 있더라도 영입해야 하는 선수이다. 반면 데이비스의 경우는 좀 다르다. 기존 레알의 자원들과 성공적으로 공존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 축구에서는 3-2-5, 2-3-5, 3-2-4-1 등의 빌드업 대형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전방에 공격 숫자 5인을 둔다는 것이다. 각각 좌우 측면과 하프 스페이스, 그리고 중앙에 1명을 두고 이들로 하여금 해당 공간을 공략하게 하는 방식이다.
기존 레알의 선수들 중 팀 내 비중이 가장 높은 선수들은 역시 벨링엄과 비니시우스인데 이들은 모두 빌드업 시에 전방 5인의 공격 위치에 포진하며, 그라운드 좌측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음바페가 여기에 합류할 경우 비니시우스가 좌측면을 담당하고 음바페와 벨링엄이 각각 좌측 하프 스페이스와 그라운드 중앙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까진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여기에 데이비스까지 공존 시키고자 하면 그때부터는 문제가 생긴다. 데이비스는 직선적인 왼쪽 풀백으로 공격 시에 왼쪽 터치라인에 위치해야만 하는 선수이다. 기존의 구상대로면 비니시우스의 자리와 정확히 겹친다.
그래서 데이비스까지 합류할 경우 레알은 4명 중 하나를 그라운드 오른쪽에서 뛰게 하거나 혹은 벤치로 보내야 한다. 자연히 선수들의 위력이 반감되거나 투자 대비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 레알에 필요한 왼쪽 풀백은 중앙에서 플레이하면서 빌드업 시에 3선과 왼쪽 스토퍼 자리를 오갈 수 있는 인버티드 유형의 풀백이다. 실제로 현재 레알의 주전 왼쪽 풀백인 페를랑 멘디 역시도 그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멘디의 경기력이 그간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다. 단순 기량만 놓고 봤을 때는 분명 데이비스가 멘디보다 훨씬 위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현재 레알에 필요한 왼쪽 풀백의 유형을 고려했을 때, 데이비스는 멘디보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레알이 멘디의 대체자를 찾고자 한다면 데이비스가 아니라 인버티드 롤을 잘 수행하는 다른 선수를 영입해야한다. 데이비스는 좋은 선수가 맞지만, 벨링엄과 비니시우스, 혹은 음바페를 희생시키면서까지 기용할 정도로 위력적인 선수는 아니다.
물론 예상은 어디까지나 예상일뿐이며, 음바페와 데이비스 모두 다음 시즌 레알이 아닌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레알이 이들을 영입하길 원한다면, 페레즈 회장을 비롯한 레알의 보드진들은 충분한 논의를 바탕으로 이들을 적절하게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며, 가급적이면 둘 다가 아닌 음바페 하나만을 선택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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